주식유료리딩 필리핀엔 1%P 깎아주고 ‘무관세’ 받아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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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07-27 20:09 조회 15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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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필리핀에 19%의 관세를 적용할 것이고 필리핀은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루스소셜에 밝혔다.
상호관세율 19%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한을 통해 예고했던 20%보다 1%포인트 낮은 수치다. 블룸버그는 필리핀이 19%의 상호관세율을 받아들인 것에 관해 “세율 인하폭이 작은 것은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를 협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체결한 미·인도네시아 무역협정의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32%의 상호관세율을 19%로 낮추는 대신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또 미국산 제품에 대한 선적 전 검사 등 수입 관련 규제를 철폐하기로 했다. 사실상 미국에 시장을 전면 개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네시아는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휘발유 등 미국산 에너지도 150억달러(약 20조7000억원)어치 구매하기로 했다. 또 32억달러(약 4조4100억원) 규모의 항공기와 45억달러(약 6조2110억원)어치의 미국산 농산물도 수입할 계획이다.
* <전지적 독자 시점> 원작 소설과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자’의 미움을 받는 ‘독자’의 이야기. 개봉 이전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가 휘말린 논란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런칭 예고편에서 원작에선 칼을 위주로 다루고 이순신의 가호를 받던 이지혜(지수)가 라이플총을 쓰는 장면이 나오자 원작 팬덤에서 분노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인 건 차라리 지엽적인 문제다. 정말 흉흉해진 건 주인공 김독자(안효섭)가 자신의 반평생을 함께 하고, 어느 순간부터 자신만이 유일한 독자였던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하 <멸살법>)의 엔딩에 대해 “이 소설은 최악입니다”라고 작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는 영화 속 설정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작가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에필로그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라 담백하게 진심을 전하며 그 와중에도 ‘섣불리 꺼낸 말들이 작가에게 상처를 줄까봐 두려웠다’던 원작의 김독자는 어디에 있는가. 개봉을 앞두고 분노는 확산됐고, 언론은 ‘천만 시어머니’ 따위의 표현(뭔가를 참견하고 간섭하는 행위를 ‘시어머니’로 호명하는 행태는 대체 언제 사라질까)으로 이 갈등 상황을 전하고 즐기며 조회수를 챙겼다. 마치 원작에서 인간들의 다툼을 보고 낄낄대는 저열한 성좌들과 그에 기생하는 도깨비처럼. 성좌에게 휘둘리지 않는 김독자가 그러했듯, 원작 대 영화라는 만들어진 갈등에 집중하기보단 이야기의 본질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전독시>라는 이야기의 재미이며 사랑스러움인가. 그것이 미디어믹스의 방향에 대한 더 나은 논의이기도 하거니와, <전독시>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야기를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모든 미디어믹스가 그러하지만, <전독시> 영화화는 애초에 상당한 각색을 전제해야 하는 작업이다. 스토리와 세계관은 1부까지만 기준으로 삼아도 너무 방대하고, 극의 서술을 이끄는 건 주인공 김독자의 내레이션이며, 무엇보다 판타지 장르 웹소설의 여러 코드와 클리셰를 정말 클리셰로, 그럼에도 사랑스럽거나 미워할 수 없는 클리셰로 인지하는 메타적인 관점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많은 것을 들어내고, 갈아엎고, 바꾸어야 한다. 또한 그럼에도 무언가는 남겨둬야 한다. 영화 <전독시>에도 많은 것이 그대로 남았다. 김독자가 읽던 <멸살법>의 세계가 현실이 된다는 기본 설정도 그대로이며, 그가 소설에서 읽은 내용을 기반으로 이 세계를 헤쳐나간다는 것도 그대로이며, <멸살법>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과 김독자가 양대 주인공으로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는 것도 그대로다. 만약 이 영화를 흔히 게임 판타지라 불리는 롤플레잉 게임과 현실을 결합한 판타지 장르물의 실사화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분명 원작의 중요한 것들을 대부분 남겼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것이 좋은 <전독시> 영화냐면 솔직히 회의적이다. 나에게 원작의 수많은 사건과 인물과 설정보다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좋았던 건 다음 구절이기 때문이다. “독자는 독자의 방식으로 싸운다.” 왜 그것이 영화에 담겨야 하느냐 묻는다면, 좋은 원작이 존중받아야 하는 건 원작이라서가 아니라 좋음 때문이라 답하겠다.
아마도 다수 원작팬들이 앞서 인용한 <멸살법> 작가에 대한 김독자의 상반된 행동에 대해 격하게 반응한 건, 김독자가 지닌 독자(讀者)로서의 정체성, 이야기를 좋아하고 귀하게 여기는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에 대한 우려였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의 여러 각색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김독자의 변화다. 원작의 그는 당연하듯 누구보다 빨리 <멸살법>의 잔혹한 규칙을 내면화하고 자신만이 알고 있는 소설 속 설정들을 매우 계산적으로 활용해 생존한다. 반면 영화에선 앞으로 벌어질 주요 사건들에 대해 미리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정도이며, <멸살법>의 세계에서도 생존보단 더 많은 사람을 구하고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에 더 의의를 둔다. 그가 <멸살법>의 작가에게 굳이 비판적 피드백을 남긴 것도 그래서다. 영화의 김독자는 <멸살법>이라는 세계와 심지어 원작에선 사이코패스로까지 표현되는 유중혁이라는 유아독존 주인공이 상징하는 각자도생의 세계관에 반대하고 대항하는 안티테제다. 나는 그가 더 인본주의적인 인물이 된 것을 비판하고 싶지 않다. 문제는 원작보다 더 도덕적이 된 김독자가 독자로서 어떤 싸움의 방식을 보여줄지 새로운 경로를 모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령 원작에선 존재조차 몰랐지만 뛰어난 가능성을 보고 김독자가 자신의 칼로 키워낸 정희원(나나)은 영화에선 자신처럼 조연 같은 인물이라 김독자가 소설에서 가장 응원했던 인물로 나온다. 그가 정희원을 도구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변화까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의 동료애와 응원만 강조하고 일체의 계산적 면모를 지워버리느라 갑자기 정희원의 능력이 개화하고 현란한 액션신을 선보이는 과정의 개연성은 휘발된다. 독자의 방식으로서의 싸움이, 그냥 알아서 성장한 소설 속 캐릭터에 대해 응원의 독백을 남기는 건 아닐 것이다.
원작 소설은 웹소설을 비롯해 무언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실은 능동적인 행위이며 그것이 어쩌면 남과 다른 특별한 독자의 삶을 선사해줄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담아 세상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연서와도 같았다. 소설에서 김독자는 웹소설이나 읽던 자신과 달리 레이먼드 카버나 한강을 읽고 외국어 공부에도 열심인 유상아(채수빈)와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며 “독자에겐 독자의 삶”이 있는 거라 반쯤 체념하고 납득한다. 반면 영화에서 유상아는 김독자와 비슷한 처지로 그려지며, 김독자가 지닌 마이너리티 정체성은 웹소설 독자가 아닌 착한 비정규직 청년으로 규정된다. 그의 정체성으로부터 ‘웹소설이나 좋아하는 나’에 대한 자기 비하와 자기애의 양가적 감정을 지워버렸을 때 역시 비슷한 감정으로 소설을 읽던 원작 독자들이 이입할 경로는 차단된다. 나는 이것만으로도 원작 팬덤이 불쾌할 이유는 꽤 충분하다고 본다. 그에 더해 영화는 김독자의 대의와 트라우마에 집중하느라 정작 그 오랜 시간 <멸살법>을 읽는 것을 그저 현실 도피의 수동적 행위로 격하한다. 원작에서도 어느 정도 그런 경향이 있던 충무로역에서의 그린존 시나리오는 영화에서 더더욱 노골적으로 <오징어게임>처럼 인간의 이기적인 생존 본능에 대해 비판한다. 왜 일부의 낙오를 전제한 룰을 당연스레 받아들이고, 다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은 모색하지 않는가. 이 질문을 극대화하기 위해 김독자는 왕따 시절 학교폭력에서 생존하기 위해 일진이 붙인 싸움에서 다른 왕따 친구를 때렸던 트라우마에 허덕이고 동료들을 통해 구원받는 인물로 그려진다. 소설 속 유중혁을 부러워하는 삶, 그리고 그 삶을 혐오하는 삶. 다시 말해 영화 속 김독자는 읽는 자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며 성장한다. 이젠 책으로 도피하는 대신 내가 원하는 결말을 위해 직접 싸우겠다고. 나는 이 모든 각색에 유의미한 야심과 선의가 있다 생각하고, 각자도생 대신 함께 연대하며 살아남자는 영화의 메시지에 동의한다. 다만 상당히 기세등등한 엔딩 장면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이야기가 흥미로운 전망을 남겼는지는 모르겠다. 세상이 가장 쓸데없다 말하던 일이 실은 조금도 쓸데없지 않더라는 그 역전과 자기 위안의 쾌감도, 독자의 방식으로 싸워 성장하는 개연성도 사라진 자리에 그저 당위만 덩그러니 남은 이 세계는 상당히 공허하고 심심하다. 무엇보다 이것을 <전지적 ‘독자’ 시점>이라 말해도 될까.
<위근우 칼럼니스트>
대중작가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는 종말이 닥친 길 위에서 아빠와 아들이 꽁냥꽁냥 주고받는 대화가 주를 이룬다. 소년은 아빠와 줄곧 말을 나누며 생존의 길을 떠도는데, 책의 끝부분에서 아빠가 죽고 이젠 다른 대화 상대를 만나게 된다. “여자는 소년을 보자 두 팔로 끌어안았다. 아, 정말 반갑구나. 여자는 가끔 신에 관해 말하곤 했다. 소년은 신과 말을 하려 했으나, 가장 좋은 건 아버지와 말을 하는 것이었다. 소년은 실제로 아버지와 말을 했으며 잊지도 않았다. 여자는 그것으로 됐다고 했다. 신의 숨이 그의 숨이고, 그 숨은 세세토록 사람에서 사람에게로 건네진다고.”
나는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여러 가지 부류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사는 편이다. 무람없이 단도직입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고, 곰살갑게 대하면서 다정한 말로 다가오는 이는 고맙다. 말투부터 쉼표가 그려져 있다. 누군 어린애처럼 새근발딱 새근발딱 숨을 고르다가 얘길 꺼내기도 하고, 앙냥거리면서 인생의 짜증과 울화를 터뜨리기도 하고, 끙끙대다 떠듬떠듬 어렵게 속엣말을 꺼내기도 한다. 말을 많이 떠벌리는 사람은 앞의 말을 수습하려다가 배가 산으로 가기도 하는데, 말이 없는 답답한 사람보다야 낫다.
토막말이나 꺼내고 통 입을 열지 않는 답답한 ‘곰’은 질색이다. 반면 수다쟁이를 만나면 행복해진다. 무슨 특별한 내용이랄 것도 없는 얘기지만 그런 자잘한 이야기란 세상을 짜깁는 실과 같거든. 좔좔좔좔 냇물이 흐르듯 풀어지는 인생사. 고향 땅이 어디메요 시작되는 아라비안나이트 같은 이야기도 그리워라. 수다쟁이 친구를 둔 사람은 결코 외롭지 않아. 여우하고는 살아도 곰하고는 살기 어렵다질 않던가. 저도 모르게 실토를 하는 수다쟁이는 죗값을 크게 할인해주어야 해. 말이 없고, 말을 아끼며 눈만 깜박깜박하는 죄인은 중죄로 다스리고 말이야.
계획을 세워두지 않으면 마음을 졸이는 습관이 있다. 이 버릇은 어린 시절에 형성된 거라고 확신한다. 컴퍼스로 둥글게 그려둔 24시간 안에서 기상과 취침, 공부와 놀기를 토막토막 내어 두는 ‘생활계획표’ 탓을 해 본다. 물론 그대로 지킬 턱이 없었고, 지금도 여전히 계획대로 살고 있지 않기는 하다.
계획대로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최근 기가 막힌 변명거리를 찾았다.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조각난 시간 구멍에 한 단어나 문장으로 표상한 나의 일과를 채워 넣는 행위다. 모호하게 ‘놀기’ ‘일하기’로 쓰는 이도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노트 정리하기’ ‘성수동 카페 ○○에서 에스프레소 마시기’처럼 더 구체적 행동을 기입하기도 한다. 여행 계획표를 보면 그 사람의 꼼꼼함이 나온다고 하지 않나. 모든 동선과 지출 내역과 짐의 무게가 그 토막 난 시간표 안에 다 반영돼 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한다면? 계획이 어긋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오면서 인간의 삶은 더 많은 변수들과 얽히게 됐다. 휴가 기간에는 온전히 쉬려던 계획을 접고 원격으로 업무를 하는 일이 다반사다. 공부하다가도 세상사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스마트폰을 꺼냈다가 릴스 지옥에 빠진다. 기술만 1과 0으로 디지털일 뿐, 우리의 삶은 더 복잡하게 변수를 이고 지고 살게 됐다.
그런데 우리 생각은 여전히 생활계획표 시대에 머무는 것 같다. 업무를 가르고 쪼개서 시간표와 연봉 표에 차곡차곡 끼워 넣고 있다. 대표적인 생각이 인공지능(AI) 기술에 대체되는 일자리에 대한 발상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일이라는 것이 그토록 가치 기반으로 토막 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AI 기술로 어떤 일이 대체될지를 살피는 모든 기반을 보면 우리의 업무들이 모두 언어가 되어 조각나 있었다.
이런 것이다. 기자의 일을 ‘기사 쓰기’로만 뭉뚱그리는 순간, 어쩌면 적당히 데이터를 분석해 적당히 비판하며 기사화하는 AI에게 대체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충분한 범위까지 파고들며, 적당한 시점에 보도하고, 계속해서 문제해결 양상을 지켜보고, 타인과 관계 맺기를 충실하게 이행해가는 그 복잡한 틈새들을 어느 한 테크 기업에서 엔드투엔드로 디자인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일의 본질을 기가 막히게 잘 이행해서 인간의 그 틈새 업무가 무의미해진다면 AI로 싹 바뀔지도 모르겠다. 그로써 인간을 온전히 기능적 노동 모듈로 보게 된다면, AI가 자리를 죄다 대신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얼마 전 한 기업가가 내게 넌지시 한 말은 퍽 남는다. “기업이 지속되기 위해선, 그 기업의 문화가 필요하다. 개개인의 업무를 조각조각 정의하기보다는 동양의 순환이라는 관점으로, 모든 것이 선으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을 할 때 비로소 직원들과 함께 문화를 만들어가고 기업을 지속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의 일은 토막 나 있지도, 조각나 있지도 않다. 일을 하는 행위 자체로 분명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그 가치와 틈틈이 벌어지는 숱한 변수들이 말로 글로 정의되지 않을 따름이다. ‘AI 시대, 일의 미래’라는 주제를 마주할 때, AI의 도움을 받아 우리의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는 것, 오히려 그곳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좀 더 발전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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